33살 신혼부부 특공 예비당첨 후, 첫 집을 마련하면서 기록으로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라도 적어보려 합니다. 왜 청약을 하게 되었는지와 우여곡절 끝에 당첨된 청약 예비 당첨 후기, 예비 추첨 날 주의사항에 대해서 포스팅해보겠습니다.
예비 추첨 날 주의사항
- 추첨은 정시에 이루어지고 입장 마감을 하기 때문에 30분 전에 들어가는 게 안전함
- 이체한도는 미리 풀어놔야 함. 계약 날 계약금을 현금으로 입금해야 하기 때문
청약을 시도하게 된 이유
결혼 당시에는 자금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전세로 들어왔고 30년 된 구축에서 신혼을 시작했습니다. 지방이라 집값이 높지 않았고 도보 7분 거리에 역이 있고 10분 거리에 이마트 외 병원 등 생활하기 나쁘지 않았습니다. 제가 전세로 들어왔던 때가 2020년 08월입니다. 격변의 부동산 상승기를 앞두고 들어왔고 적절한 가격에 전세에 들어왔지만 1년 사이에 전세가가 엄청나게 올랐습니다. 제가 계약했던 전세금보다 7천만 원이 올랐습니다. 당연히 매도 가도 올랐고요.
얼마 후 집주인분께서 전화를 하더군요. "집을 내놨는데 사겠다는 사람이 나왔다. 새집 주인은 기존 전세가를 현재 갭이 벌어진 만큼 채워 넣기 원하고 7천만 원을 더 주지 않을 거면 실거주를 하겠다고 전해달라 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돈 더 줄 거면 계약하고 안 할 거면 내가 실거주할 테니 나가라'였습니다. 임대차 3 법이 의미가 없었습니다. 이런 일을 겪다 보니 전세 살다 보면 이런 위험성이 계속 존재할 수밖에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청약에 눈을 돌렸습니다.
운 좋게 3번 만에 예비당첨
처음 눈에 보였던 건 탕정역 예미지였습니다. 후분양이라 이미 지어지고 있던 물건이라서 당첨되면 타이밍상 아주 좋겠다고 생각하며 지원했고 생애최초 특별공급으로 지원했습니다. 결과는 탈락이었습니다. 아산은 비규제 지역이라서 가족에 팔촌까지 청약통장이 들어왔고 15만 개가 들어왔다고 합니다. 500:1의 결과는 탈락이 당연했습니다.
그 후에 노렸던 건 성성동에 지어지고 있던 비스타 동원이었습니다. 단지 도보 거리에 성성 호수공원+cgv가 입점해서 도전했습니다. 결과는 예비 202번.. 예비 추첨 문자 받고 예비자 서류 내고 추첨 날 경험 삼아 가봤는데 187번 정도에서 추첨 끝나서 허망하게 돌아왔습니다. 그때 느꼈습니다. '아.. 청약은 일단 되고 나서 생각하라는 게 이런 의미였구나' 하고 말입니다.
그 이후에 한화 포레나 천안 노태에 도전했습니다. 당시 청약 넣을 때 어차피 안될 거 그냥 안 해본 거 해보자란 생각에 신혼부부 특별공급으로 넣었고 1단지(이마트 바로 옆) 84a에 지원했습니다. 제일 인기 타입은 84d였는데 너무 몰리고 안될 거 같아서 84a로 썼었고 될 거란 생각도 안 했습니다.
원래는 당첨 날 전날 밤 12시에 청약 홈에서 당첨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예를 들자면 7월 20일에 당첨 자발 표면 7월 19일 오후 12시 땡 되면 청약 홈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하지만 기대하지도 않았던 저는 확인 안 했고 떨어지면 아예 문자도 안 오고 예비 당첨되면 저렇게 문자가 옵니다. 웬 예비지?? 하고 청약 홈 들어가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무려 275번이었습니다. 보고 김이 새서 마음을 비웠습니다. 그러고 나서 향후 나올 청약일정을 들여다보며 그냥저냥 지내왔습니다.
추첨 하루 전날 연락
그로부터 한 달 후 오후 1시에 웬 문자가 하나 왔습니다. 예비당첨자 동호수 추첨 안내란 문구를 보고 '이게 뭐지??'
바로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왜 저한테 이런 문자가 왔나요?? 저는 서류 내란 연락도 못 받았는데요?" 하니까 상담원분이 "아 그러셨구나. 혹시 예비번호가 몇 번이신가요??" 하고 물어보셔서 "275번입니다"라고 하니까 "아... 그런데 혹시 모르시니까 서류를 오늘 오후 5시까지 내시면 내일 추첨이 가능하십니다. 혹시 진행하실 건가요?" 해서 저는 "네 5시 전까지 준비를 해보겠습니다."라고 일단 말을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바로 와이프한테 전화를 걸고 이걸 서류를 내서 의미가 있을까?? 하고 토로해보았습니다. 또 비스타 동원 예비당첨 때처럼 앉아있다가 시간만 버리고 올게 아닌가 싶었으니까요. 그래서 처음 통화에서는 그냥 "내지 말자 의미 없다"하고 전화를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혼자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걸 해 말아?? 고민하다가 왠지 안 하면 후회할 거 같다는 생각에 다시 와이프한테 전화 걸어서 서류라도 일단 내보 자고 하고 미리 준비해놨던 서류(설레발칠 때 준비해놨습니다) 메모를 토대로 준비할 건 준비하고 바로 와이프 회사로 가서 서류받고 모델하우스에 갔습니다. 신분증 드리고 275번이니까 모하에서 술렁술렁하더군요. 예상을 못했나 봐요 275번이 올 줄은 ㅋㅋ 그래서 급하게 서류 작성+체크하고 모하도 제대로 못 보고(4시쯤 도착해서 서류 검토받고 모델하우스는 5분 쓱 구경하고 말았습니다) 나왔습니다. 그날 밤 집에 가서 실질적으로 필요한 현금을 계산해보고 가전 옵션 등을 설레발로 가늠해본 후 잠들었습니다.
예비 추첨 당일
저는 특별공급 84a였기에 9시 30분쯤에 들어갔습니다. 신분증을 확인하고 한쪽에 마련된 장소에 가서 앉았습니다. 9시 50분쯤 되니까 거진 자리가 다 차고 10시 딱 되니까 문을 닫고 못 들어오게 하더군요. 청약 추첨에 참여하고 포기하면 청약통장 사용되는 거라고 안내해주고, 부적격 등으로 현재 남아 있는 동호수 등을 보여줬습니다. 생각보다 고층이 많이 남아있음에 놀랐지만 사람들이 많아서 안될 거란 생각에 낙담했습니다.
추첨은 순서대로 진행됐습니다. 저는 275번이라 오늘도 떨어지겠네 생각하고 웹툰 보고 있었는데 한 20번부터 번호 텀이 커지더군요. 어느새 240번까지 호명되었고 그 시점에 남은 사람이 저포함 4~5명이었습니다. 설마? 하고 호명하는 분 쳐다보는데 종이만 쳐다보시길래 "다 끝났나요?" 하고 물어보니까 아니라고 하시더니 마저 호명을 했고 마침내 제 이름도 호명되었습니다. 얼떨떨하게 나가서 추첨 표에 손을 넣고 바로 잡히는 거 뺐는데 무려 20층 중층을 뽑았습니다. 1층만 아니길 하고 바랬는데 막상 중층을 뽑으니까 실감이 안 났습니다. 직원분들도 마지막분이 중층 뽑았다고 다들 축하해주셔서 기분이 좋았고 계약서 작성 대기줄에 가서 와이프한테 당첨되었다고 전화했습니다. 와이프는 소식을 듣더니 소리를 질렀고 그때 실감이 나면서 좋기도 하면서 걱정도 되기 시작했습니다. 집이 생겼다는 기쁨과 큰 금액의 대출을 받아야 한다는 걱정이 교차하더군요.
이후에는 계약금이랑 확장비를 입금하고 계약서 작성을 기다렸습니다. 혹시나 예비당첨 추첨 가시는 분들은 이체한도 미리미리 풀어놓으셔야 합니다. 당일날 그 자리에서 이체를 하셔야 계약 진행이 가능합니다. 저는 동원 예비 추첨 갈 때 미리 체크를 해놔서 문제없이 보낼 수 있었습니다. 아파트마다 계약금이 다르므로 이 부분도 체크를 하셔야 합니다. 제가 청약했던 한화 포레나 천안 노태는 계약금이 20%였습니다.
저는 계약 날 옵션계약을 하지 않았습니다. 예비당첨 서류 내면서 물어보니까 추후에 다시 옵션 계약할 수 있다고 해서 계약금이랑 확장비만 내고 계약을 완료했습니다. 추후에 옵션 계약 진행하면서 느낀 건데 예비 당첨되셨을 때 옵션 계약 못할 걱정은 안 해도 될 거 같더군요. 예비당첨이 나오게 되면 추가 옵션계약일정을 어떻게든 진행을 하더군요. 그러니까 예비 당첨되신 분들 급하게 생각할 거 없습니다. 차분하게 생각하셔서 계약하세요.
만약 제가 예비 추첨 문자를 무시했다면(제가 가는 인터넷 카페에도 이 문자를 보시고 질문하시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답변하시는 분들은 예비 서류 제출기간이 한참 전이었기에 지금은 서류 내셔도 아무것도 못한다고 댓글이 달렸습니다), 해보기도 전에 떨어질 거라고 생각해서 추첨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결과는 달랐을 겁니다. '어차피 앞사람이 다 가져가서 나한테 오지도 않아'라고 생각한 분들이 많아서 저한테도 기회가 왔습니다. 예전에 추첨 가기 전에 인터넷에 예비당첨 검색해 봤을 때 200번 중후반에 당첨되었다는 분 글을 보고 혹시나 싶어 그냥 경험 차원에서 참여해보자 싶었던 게 동원 예비 추첨이었고, 그때의 경험(서류 준비했던)이 있어서 하루 만에 예비 서류도 마련했습니다. 혹시 예비 추첨에 참여하기 전에 예비당첨에 대해 검색해 보시는 분이 이 글을 보신다면, 만약 정말 그 아파트에 살고 싶으시다면 한번 가보시길 바랍니다. 혹시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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